[식탁위의 과학] 무늬만 아침형 인간, 아침밥을 먹어야지!

아침밥, 평생지킨다!

우리의 선조들은 아침에 하루 세끼 중 가장 많은 양을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육체노동을 주로 했던 선조들에 비해 정신노동이 더 많고 바쁜 하루하루의 일과에 시달리면서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의 선조들은 아침에 하루 세끼 중 가장 많은 양을 먹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대인들은 육체노동을 주로 했던 선조들에 비해 정신노동이 더 많고 바쁜 하루하루의 일과에 시달리면서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많다. 전체 국민의 21.1%, 남자는 19.6%, 여자는 22.5%가 아침을 먹지 않고 있다.

연령대는 한참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하는 13~49살 사이에 집중되어 있다. 아침을 안먹는 이유는 다양하다. 출근시간에 늦거나, 습관이 돼서 안 먹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입맛이 없다거나, 소화가 안돼서, 또는 살을 빼기 위해서 안 먹는 사람들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아침을 먹지 않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고 강력히 주장하기도 한다. 그중에서도 아침을 안먹는 진짜 이유 중의 하나는 밖에서 먹는 점심이 맛있기 때문이다.

아침을 아무리 맛있게 해 주어도 중독성이 강한 점심을 맛본 뒤에는 아침식사가 맛있고 그리워지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다. 맛있는 점심·저녁을 먹은 뒤로는 시간이 있던 없던 아침 먹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수험생 아침밥 먹기 운동>
대입 수능과 같은 큰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에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험당일 아침을 꼭 먹을 것을 권한다.

하지만 왜 아침밥을 먹어야 시험을 더 잘 보는지 일을 더 능률적으로 할 수 있는지에 관해서 정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다.

이렇듯 그냥 먹으면 좋을꺼라는 막연한 가정이 아닌 왜 아침밥이 우리에게 좋은지, 아침밥으로는 어떤 음식들이 좋은지에 대해 알아보자.



점심과 저녁을 줄이고 싶은 사람은 바로 아침을 먹기 시작하면 저절로 양이 줄게 된다. 점심과 저녁을 줄이려고 노력하는 것보다는 아침을 먹어보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다. 아침을 안 먹는 몸의 습관을 바꾸는 데에는 약 2주가 걸린다. 좀 불편하더라도 2주만 아침 먹기를 잘 하면 점심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지 않게 되고, 저녁도 가볍게 할 수 있으며, 아침은 점점 맛있어진다.


단지 아침을 먹는다고 그렇게 될까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국내외적으로 발표된 많은 연구결과들을 모른채 그러는 것이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질의 적정한 섭취뿐만이 아니라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 및 채소와 과일의 섭취에 있어서도 아침을 먹는 사람들이 훨씬 우수하다.

영양 불균형인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몸에 좋다는 건강식품들을 찾고 있지만 이는 쓸 데 없는 고민이다. 아침만 먹어 보라. 나머지는 저절로 된다. 균형식과 적정영양을 하면 그만큼 비만, 고혈압, 당뇨, 뇌졸중의 위험성이 감소하며, 체중이 정상으로 유지되면 식도암, 대장암, 유방암, 신장암의 발생이 줄어 든다.


언뜻 한끼를 줄이니까 덜 먹게 되어 체중조절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 반대이다. 하루 두 끼를 먹는 사람과 세끼를 먹는 사람의 하루 섭취량을 비교하면 오히려 두 끼를 먹는 사람이 더 많이 먹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당연히 두 끼를 먹는 사람이 더 비만하다.

체중조절을 하기 위해 특별한 다이어트를 한다든지 특정 식품을 찾을 필요가 없다. 아침을 안 먹었던 사람들은 이것만 해도 2~3kg은 쉽게 뺄 수 있다. 비만을 두려워하지 않는 청소년과 50대 이후의 노년기의 사람들에게는 아침식사는 건강에 도움을 준다. 계속 성장 발육단계에 있는 청소년들에게는 충분한 영양의 보충이 필요하고 50대 이후의 노년층은 체내의 칼슘이나 비타민 등이 쉽게 빠져나가므로 이를 자주 보충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중년기의 비만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아침식사를 거르기보다 영양식을 삼가고 야채나 우유 등으로 비타민이나 무기질을 보충하면서 대사기능을 자극하는 것이 무난하다.


아침식사를 안하는 사람들과 하는 사람들의 활동력을 비교해 본 연구에서,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집중력이 떨어지고 신경질적이며 문제해결 능력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직장인 혹은 연구자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보내는 시간이 바로 아침시간인데, 이렇게 중요한 시간에서의 활동력 차이는 결과에 있어서 더 큰 차이를 보이기가 십상이다.

습관적으로 아침을 거르던 사람이 아침을 들기 시작하면 처음에는 일하는데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활동력이나 정신집중력이 향상됨을 어렵지 않게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아침 식사를 거르면 쉽게 지치고, 학습 의욕도 떨어지며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지 못해 성장 장애를 일으킨다.

어느 의과 대학 조사에 의하면 아침 식사를 거르는 학생의 성적이 매일 식사를 하는 학생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입학 성적이 비슷한 학생들을 같은 조건의 환경에서 생활하게 한 결과 아침 식사를 거르는 학생의 성적이 아침을 거르지 않는 학생보다 100점 만점의 점수에서 4.2점이나 떨어졌다.

밤에 잠자는 동안 체온이 1도가량 떨어지면서 뇌활동이 느려진다. 오전에 뇌활동을 최고조로 끌어올리려면 수면 중 떨어진 체온을 올려야 한다. 이때 아침밥이 에너지를 공급하고 체온을 높이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또 아침밥을 거르면 뇌하수체 바로 위에 있는 시상하부 속의 식욕중추가 계속 흥분 상태로, 생리적으로 불안정 상태가 된다. 그러나 밥을 먹으면 혈당량이 높아지면서 식욕중추의 흥분이 가라앉고 생리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된다.

게다가 식사할 때는 음식물을 분해해서 에너지를 만들고 대사활동을 촉진하는 부신피질스테로이드 호르몬이 조금씩 나온다. 그러나 식사나 간식이 불규칙하면 호르몬도 불규칙하게 분비돼 신체리듬이 불안정해진다. 따라서 두뇌를 많이 쓰는 사람들은 아침 식사를 꼭 하고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게 좋다.



<한식>

아직도 한국사람들이 제일 많이 드는 아침식사는 표에 있는 전통적인 한식이며, 두 번째로 선호하는 것은 서구식이다. 일부 사람들은 간편식을 하기도 하고 대용식을 찾기도 한다.

<서양식>

<아침식사의 예>
구분
식단
열량
(Kcal)
탄수화물
(%)
단백질
(%)
지방
(%)
특징
한식
콩밥, 두부 된장 찌개
호박나물, 김구이
계란 프라이, 배추김치
630
58
17
25
균형식
준비과정 복잡
서구식
식빵 2조각+버터
딸기잼, 계란프라이
샐러드, 우유(200ml)
647
33
14
53
비타민과
미네랄 부족
고지방식
간편식
찹쌀떡, 사과 1개
496
90
6
4
간편, 비타민 부족
고당질
대응식
생식 1포(40g)
우유(200ml)
272
59
18
23
간편, 저열량
비타민부족

가장 이상적인 아침식사는 표에서 보듯이 역시 전통적인 한식이다. 커피 한 잔에 도넛 한 개는 거의 최악이라고 보면 된다. 문제는 얼마나 간편하게 아침을 준비할 수 있느냐는 것인데, 집에서 준비하기가 어려우면 배달식이나 간편외식 등을 찾으면 된다. 배달되는 아침식사로는 한끼 상차림, 국과 죽, 모닝떡, 모닝샐러드, 서양식 아침 샌드위치 등이 있다. 영양가도 높고 먹기도 편한 죽도 좋은 선택 중의 하나이다. 쇠고기장국죽, 율무죽, 깨죽, 전복죽, 호박죽 등 개인의 입맛과 기호에 맞추어서 선택하면 된다. 구내식당이 있는 직장이라면 좀 일찍 출근해서 거기서 아침을 먹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어떤 유형의 아침이라고 하더라도 약간의 과일을 추가할 수만 있다면 금상첨화이고, 식전에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을 하면 아침식사의 효과가 더욱 강화된다.



심포지엄에 참가한 이화여대 김숙희 명예교수는 '한국인의 아침식사 섭취 실태'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인의 끼니별 결식률을 살펴보니, 5명 중 1명이 아침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연령별로는 3~6세 유아는 10명 중 1명, 7~12세는 7명 중 1명, 13~19세는 2.5명 중 1명, 20~29세는 2명 중 1명, 30~49세는 5명 중 1명이 아침을 거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유는 입맛이 없어서, 늦게 일어나서, 아침에 바빠서, 체중 조절을 위해 등이었다.

초·중·고생 7,698명을 대상으로 아침밥과 학업성취도, 비만과의 관계도 조사해 보았는데, 아침을 규칙적으로 먹는 학생의 학업성취도(5점 만점)는 4.14±0.7로 불규칙(4.0±0.7)하게 먹거나 결식(3.9±0.7)하는 학생보다 높았다. 또 아침을 규칙적으로 먹는 학생의 체질량지수(BMI: 낮을수록 날씬함)는 17.9±3.0으로 불규칙(18.1±2.9)하게 먹거나 결식(18.7±3.1)하는 학생보다 더 날씬했다.


“사람은 칼에 의해서보다 곧잘 저녁 식사로 죽는다”는 서양 속담이 있다. 활기찬 건강을 유지하려면 저녁식사의 양을 줄이라는 의미다. “아침은 임금처럼, 저녁은 거지에게”라는 격언도 비슷한 뜻일 것이다. 같은 음식이라도 아침에 먹는 것이 더 이롭다는 얘기다. 구한말 유길준(兪吉濬)이 ‘서유견문’을 통해 “서양에서는 아침에 먹는 과일은 금, 점심때는 은, 저녁에는 납이라 한다”고 전했던 사정을 이해할 만하다.

영국 총리를 지낸 윈스턴 처칠도 아침만큼은 결코 놓치지 않았다. 콘플레이크와 무즙 수프를 비롯해 토스트·베이컨·치즈에 달걀이 4개씩 식탁에 올랐다니 오히려 과식이라고 해야 적당할 정도다. 바닷길에 멀미를 느낄수록 아침 식욕이 더했다고 하니 세기적 위인의 또다른 면모다. 시가를 연달아 피워댄데다 저녁마다 브랜디와 샴페인을 거르지 않았으면서도 1965년 91세로 타계하기까지 비교적 건강을 유지했던 나름대로의 비결이 아닐까 싶다.

아침식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가 계속 발표되고 있다. 아침을 먹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균형된 영양상태를 누릴 수 있으며, 업무능력과 집중력도 높아지게 된다고 한다. 건강식품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비만·고혈압·당뇨 등도 아침밥을 챙겨먹음으로써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는 만병통치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수명 연구 분야의 전문가인 미국 레너드 푼 교수의 “세계적으로 100세가 넘은 사람들은 아침밥을 거르지 않는다”라는 주장이 솔깃하게 들리는 것도 그런 까닭이다.

하지만 우리의 실상은 전혀 다르다. ‘아침형 인간’을 부르짖으면서도 오히려 아침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추세다. 밤늦은 술자리 탓에 입맛이 없거나 출근시간에 늦어서, 또는 살을 빼기 위해 안 먹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점심을 맛있게 먹으려고 아침을 일부러 굶는 경우도 없지 않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