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vs 당신의 남자친구

톰 크루즈 vs 당신의 남자친구




* 옷 입는 문제

톰 크루즈
몸에 꼭 맞는 거친 청바지에 블랙 티셔츠라는 심플한 조합임에도 탁월한 아이템 선정으로 그의 다리가 평균보다 짧다는 것을 눈치채기란 쉽지 않다 . 여기에 빈티지 숍에서 건져낸 듯한 낡은 가죽 재킷을 ( 사실은 엔간한 숍에서 구경하기도 힘든 사슴 가죽이지만 ) 아무렇게나 걸쳐 , 교묘하게 신경 쓰지 않은 듯한 느낌을 주며 마무리 . 미션을 수행할 때조차 절대 옷을 찢지도 , 더럽히지도 , 숨을 헐떡이지도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 !

당신의 남자

캐주얼이란 , 상사가 휴가간 날 넥타이를 매지 않아도 되는 차림 혹은 폴로 셔츠에 청바지를 매치하는 거라고 믿고 있다 . 조금만 밝은 컬러를 입어도 불안하고 사슴 가죽 같은 건 옷이 된다는 것조차 모른다 . 애당초 자신의 외모가 꽤 봐줄 만하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 사실은 뭘 입어도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다 .

* 애인을 지키기 위해

톰 크루즈
적들이 아파트 문 앞까지 다가와도 약혼녀에게 총을 사용하는 방법을 세심하게 일러주는 여유를 잊지 않는다 . 눈을 감고 방아쇠를 당겨도 잘했다고 칭찬하면서 사실은 국제 스파이였다며 충격 고백을 하지만 그 모습조차 멋지기 때문에 배신감을 느낄 겨를이라곤 없다 . 당신의 남자
형광등을 가는 것은 물론 전기 드릴 조차 위험하니까 절대 안된다고 강조한다 . 사실은 혼자 하게 내버려뒀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곤란하고 직접 해주자니 움직이는 것이 귀찮을 뿐이지만 .

* 거짓말을 해야 할 때

톰 크루즈
멀쩡한 얼음을 일부러 쏟아버리고는 , 그녀에게 다가와 꼭 안으면서 사러 갔다 오겠다고 말한다 . 그리고 한밤중에 폭탄을 해체하고 돌아오면서 , 얼음과 함께 작은 초콜릿 선물도 잊지 않는다 .

당신의 남자
약속 직전 전화를 해서는 “ 갑자기 회의가 생겼어 ” 라고 다급하게 외친다 . 다음날 어제 같은 술집에 있던 친구의 증언을 들먹이며 따지자 , 버럭 화를 내며 왜 자기를 믿지 않냐고 오히려 추궁한다 .

* 웃을 때

톰 크루즈

치과협회에서 울고 갈 만큼의 건치를 자랑하며 그가 미소 전법에 돌입하면 , 눈 앞의 남자가 불혹을 넘겼다는 것을 떠올릴 여자는 거의 없다 . 여기에 비밀 요원답게 비장의 기술인 입술 읽기나 독심술 내공을 발휘하면 상황 종료 . 하트 눈을 하는 그녀에게 재빨리 키스하는 일만이 남았을 뿐 .

당신의 남자
유머 있는 남자로 거듭나기 위해 온갖 개그 프로그램을 섭렵하며 애쓴 그의 노력은 칭찬할 만한 것이긴 하다 . 그 정성에 대한 예의로 무리하게 반응하려다 보면 썩은 미소가 습관이 될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부작용만 제외한다면 말이다 .

* 운전할 때

톰 크루즈

비행기 , 덤프 트럭 … . 엔진이 달린 것이면 무엇이든 한 손으로 제어한다 . 교통신호 따윈 가볍게 무시 . 옆에는 항상 믿음직스러운 보조자가 있어 , 백악관과 연락해야 하거나 바퀴에 깔린 시민이 있을때마다 신속히 알려준다 .
당신의 남자
자동차에 타기만 하면 세상을 다 얻은 듯 , 엄청난 목소리로 다른 운전자에 대해 차 안에서만 질책한다 . 하지만 한 손으로 핸들을 돌리며 폼을 잡다가 좌회전 신호를 놓쳐도 한두 번은 질끈 눈감아주지 않으면 곤란하다 . 그가 길눈이 어둡다는 사실은 헤어지기 전까지는 비밀 .

*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톰 크루즈
딸의 이름을 수리라 짓고 엄청난 소득의 절반을 사이언톨로지에 쏟아 붓는다 . 사족이지만 , 그의 키는 정확히 1 미터 68 센티미터이다 .

당신의 남자
현실에선 조금 더 쓸모가 있는 보통의 기술 , 예를 들자면 적게 버는 만큼 덜 쓰고도 살아남는 기술을 본능적으로 깨우치고 있다 .


*자세한 내용은 엘르 본지 2006-7월호에서 확인하세요!

글 Camille Pouzol
피처에디터 박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