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10년 10억 모으기' 가능할까

샐러리맨, '10년 10억 모으기' 가능할까
전문가:전문가 | 등록일:2009-10-30 추천:0 | 조회:478
매달 일정한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 30대 샐러리맨이 10년 안에 10억원을 모으는 것이 가능할까? 억대 연봉을 받거나, 집안이 부유해 월급을 모두 저축할 수 있다면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또는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등으로 소위 대박을 터뜨린다면 특정한 직업이 없는 사람도 10억원 만들기에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미혼 또는 기혼의 30대 샐러리맨이라면 어떨까?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도 '10억 만들기'란 큰 틀 안에서 자산관리 및 재테크 계획을 세운다면 나름대로 자산을 늘리기 위한 발판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공기업에서 근무하는 미혼의 안용석(가명 남 32) 씨와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는 기혼의 김병훈(가명 남 36) 씨가 '10억 만들기' 도전을 위해 박영재 중앙이아이피 재무설계 팀장을 만났다. 박 팀장의 코칭을 통해 두 사람의 재무설계 기본 틀을 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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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계획적 지출의 함정

공기업 근무 8년차인 안씨의 연봉은 약 4500만원으로, 세금 공제 후 매달 약 240만원을 급여로 받는다. 1년에 세번 보너스 달에는 월급을 포함해 500만~600만원을 받지만, 보너스 역시 이미 연봉에 포함된 금액이다.

안씨는 매달 생계비, 교통비, 유흥비, 자기계발비 등으로 150만원을, 재테크를 위해선 130만원가량을 지출한다. 현재 3년 정도 불입한 장기주택마련저축에 63만원, 적립식펀드 3개에 각 10만원씩 총 30만원, 특약포함 생명보험에 약 25만원, 운전자보험에 4만원가량을 지출하는 것이 안씨의 재테크 내역이다.

매달 고정지출액이 월급보다 조금 많지만 보너스 달에 초과된 금액을 상쇄하고 있다. 그나마 금융권 대출 및 기타 채무가 전혀 없는 것이 안씨의 강점이다.

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지만 3년 후 결혼하는 것이 목표이며, 내집 마련은 장기주택마련저축을 활용할 생각이다. 연봉은 매년 200만원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재무상황에서 자산 불리기에 나선 안씨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바로 목적자금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팀장은 "안씨처럼 여유자금이 없는 상황에선 막연히 자산을 불리려고 나서는 것이 아니라 돈을 모으고자 하는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비계획적으로 돈이 지출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고 지적했다.

안씨의 세후 연봉은 3810만원으로 세후 월평균 317만5000원을 급여로 받는다. 고정지출과 투자지출이 월평균 272만원이므로 매달 45만5000원이 남아야 된다. 결국 이 금액이 허공에 뜬 채 비계획적으로 지출되는 셈이다. 연 546만원에 달한다.

박 팀장은 "재무설계에서 이런 부분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특히 미혼인 사람들에게서 이런 경우가 많다"며 "월 240만원이 아니라 317만5000원을 수입으로 여긴다면 투자할 여력이 45만5000원 더 생기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결국 안씨에게 중요한 것은 45만5000원을 어떤 식으로 운영하느냐다. 이에 대해 박 팀장은 마이너스통장 활용을 권했다.

마이너스통장을 통해 매달 45만원가량을 투자하고 보너스달에 마이너스통장을 제로로 만드는 방식이다. 이 경우 꼭 명심해야 할 점이 보너스달에 반드시 마이너스통장을 제로로 만드는 일이다.

아울러 박 팀장은 보험을 리모델링 해 투자금을 늘릴 것도 권했다. 그는 "생명보험을 14만~15만원으로, 운전자보험 1만원대로 줄여도 문제없다"며 "비계획적으로 사용되는 돈 45만5000원과 보험에서 뺀 돈을 합하면 투자여력이 60만원 정도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60만원 중 20만원은 노후대비를 위한 변액연금에, 40만원은 적립식펀드에 추가로 투자하는 것이 안씨에게 있어서 최고의 대안"이라며 "아직 미혼이고 내집 마련도 필요하므로 청약통장에도 10만원씩 투자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안씨처럼 공격적인 투자보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우선 자기도 모르게 지출되는 돈을 막아야 한다"며 "샐러리맨은 자영업자처럼 소득을 크게 늘릴 수 없으므로 가용할 수 있는 돈을 최대한 잘게 쪼게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펀드와 보험의 딜레마

김씨는 부인과 두명의 자녀(3세, 11월 출산예정)를 부양해야 한다는 점에서 안씨와 상황이 크게 다르다. 김씨의 연봉은 약 7000만원으로 세금공제 후 월평균 급여는 약 500만원이다.

생계비와 활동비 등으로 매달 200만원, 재테크 300만원(소득공제연금 25만원, 변액보험 100만원, 펀드 3개 각 50만원, 가족 구성원 별 보장성보험 43만원) 이상을 지출한다. 또 시세 4억원가량의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으며 현재 주식에 약 3000만원을 투자하고 있다.

다행히 빚은 없다. 또 김씨에게 재테크가 절실한 이유는 자녀 대학유학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물론 안정적인 노후생활도 꿈꾸고 있다.

이에 대해 박 팀장은 목적자금의 특성에 맞춘다면 펀드보다 보험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대학유학비 마련이라면 첫째 자녀는 약 17년 후, 둘째 자녀는 20년 후가 되므로 장기목적자금에 속한다"며 "이런 경우 펀드보다 보험을 통한 재테크가 적합하다"고 말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13년 이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펀드가 적합하지만 13년 이상 장기자금을 마련하는 데에는 변액보험이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박 팀장의 설명이다.

결론적으로 김씨는 펀드 3개에 불입하는 투자금을 모두 변액보험으로 옮기는 게 바람직하다. 결국 모든 포트폴리오가 변액연금으로 구성될 수 있는 경우다. 기존에 100만원씩 불입하던 변액보험은 노후대비 자금으로 생각하면 된다.

박 팀장은 "큰 금액을 변액보험에 투자할 때 세개의 보험으로 나눌 것인지, 한개의 보험에만 집중 투자할 것인지도 고려해 봐야 한다"며 "물론 이 정도 재테크로 김씨가 목적자금을 완전히 충당하긴 힘들지만 기본 틀을 구성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10년 후에 10억원을 모으겠다고 결심했을 때에도 일단 그 이유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며 "목적이 없다면 돈을 모으는 것 자체도 힘들고 모았다 해도 그 돈을 지키거나 더 이상 불리기가 힘들다"고 강조했다.



■ 김부원 기자
머니투데이 칼럼니스트 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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